문장 역할

이루다는 지문의 모든 문장에 '이 문장이 글에서 맡은 자리'를 붙여둡니다

왜 문장마다 역할을 붙이나요

글을 읽을 때 우리는 보통 문장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봅니다. 그런데 논증을 다루는 글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이 문장이 결론으로 가는 길 위에 놓여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지문 안에는 사실로서는 분명히 옳지만 결론과는 상관없는 문장이 섞여 있습니다. 배경을 설명하는 문장, 예를 드는 문장, 논의 방향을 트는 문장이 그렇습니다. 이런 문장을 논거로 골라 넣으면 답이 길어지기만 하고 결론에 닿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루다는 참·거짓 대신 ‘이 문장을 빼면 결론이 무너지는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그 판단을 눈에 보이게 만든 것이 문장 역할입니다.

핵심 문장과 나머지

역할은 크게 둘로 갈립니다. 결론까지 가는 추론 경로에 반드시 필요한 문장을 핵심 문장이라 부르고, 나머지를 그 밖의 역할로 나눕니다.

구분역할설명
핵심핵심 전제논증이 딛고 서는 출발점. 이 문장이 참이 아니면 뒤가 전부 무너진다.
핵심핵심 추론전제에서 결론으로 건너가는 다리. 생략되면 논리에 구멍이 남는다.
핵심핵심 결론논증이 도달하는 지점. 앞의 문장들이 함께 밀어 올린 결과다.
그 밖보조 논증핵심 경로를 옆에서 받쳐주는 문장. 빠져도 결론은 서지만 설득력이 준다.
그 밖예증구체적인 사례. 이해를 돕지만 논증의 뼈대는 아니다.
그 밖재진술이미 나온 내용을 말만 바꿔 다시 말한 문장. 새 정보가 없다.
그 밖반론 소개반대 입장을 소개하는 문장. 글쓴이의 주장과 혼동하기 쉽다.
그 밖배경/틀논의의 배경이나 틀을 세우는 문장. 무대를 깔 뿐 논증에 참여하지 않는다.
그 밖전환논의의 방향을 트는 문장. '하지만', '한편'처럼 흐름을 꺾는다.
방해방해논지와 어긋나는 문장. 사실이더라도 글이 가려는 곳과 다른 데를 가리킨다.

핵심 문장 셋은 전제 → 추론 → 결론의 순서로 이어집니다. 유형 i 은 이 사슬의 끝을 비워두고 결론을 세우게 하고, 유형 ii 는 반대로 결론을 주고 출발점을 찾아 올라가게 합니다. 어느 쪽이든 사슬의 모양을 알고 있으면 훨씬 수월합니다.

실제 지문에서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아래는 학습자료 에 실린 실제 문항에서 뽑은 문장입니다. 역할을 가리고 읽어보면 어느 것이 논증의 뼈대이고 어느 것이 곁가지인지 생각보다 잘 갈리지 않습니다.

핵심 전제

민주주의의 본래 목적은 소수의 자의적인 권력 행사를 통제하는 데 있다.

핵심 추론

하지만 현대 민주주의는 국가 권력의 원천이 다수의 의지에 있다고 본다.

핵심 결론

결과적으로 유권자의 다수결은 어떠한 제약도 없는 절대적 권력으로 변질되었다.

예증

예를 들어 다수가 지지하는 정책은 법적 한계를 넘어서라도 추진되곤 한다.

배경/틀

현대 사회학에서 사회적 신뢰는 구성원들이 서로의 규범 준수를 예상하게 만드는 핵심적인 연구 주제이다.

전환

과거에는 이처럼 권력 억제를 민주주의의 핵심 이상으로 이해했다.

방해

세균이 유기물을 합성하는 대사 과정은 높은 수압 속에서 특수한 효소를 매개로 이루어진다.

위 표의 열 가지가 모두 한 지문에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보조 논증과 재진술, 반론 소개는 쓰임이 드물어 학습자료 문항에는 아직 예가 없고, 그래서 여기에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문장 번호로 읽기

해설에서는 문장을 통째로 다시 보여주는 대신 번호로 가리킵니다. 예를 들어 ‘1 핵심 전제 · 4 핵심 추론’ 처럼 표시합니다. 지문을 다시 훑으면서 번호를 따라가면 논증의 뼈대만 남습니다.

답안을 채점할 때도 문장의 역할을 함께 봅니다. 어떤 구조로 점수가 매겨지는지는 채점 방식 안내 에 정리되어 있습니다.